법률고민상담사례

상속포기 후 망부 소유 부동산이 발견되고 이복형제의 존재도 알게 되었는데, 이 경우 상속받아도 되는지요?

[민사] 정낙훈 / 2024년 9월 / 조회 7


Q 20년 전 사망한 부친에게 은행 빚이 꽤 있어 저(갑)와 동생(을), 어머니(병)는 상속포기를 했고, 당시 한정승인을 하겠다는 사람이 없어서 한정승인은 하지 않았고 모두 상속포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망부 명의로 10마지기 정도의 논밭이 발견되어 또다시 상속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얼마 전 돌아가신 어머니가 살아생전에 말씀하시기를, 저희에게 이복형제가 2명 더 있다고 했는데, 이런 경우 상속포기를 했던 저와 동생이 발견된 논밭을 상속받을 수 있는 건지요? A

이미 상속포기를 했다면, 다시 상속을 받을 수 없습니다. 상속시도는 위험하므로 포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속의 포기는 상속이 개시된 때에 소급하여 그 효력이 있고(「민법」 제1042조), 그 경우 포기자는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이 됩니다(대법원 2003.8.11.자 2003마988결정 등 참조). 따라서 귀하께서 20년 전 상속포기를 하셨다면 이미 상속자격을 상실했다고 봐야 합니다.

만일 귀하와 동생 분에게 자녀들이 있다면 그 자녀들(4촌지간)에게 상속우선권이 생기게 되며, 이 경우의 상속은 대습상속이 아니라 본위상속에 해당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결국 위 자녀들은 부의 상속비율을 따라서 안분되는 것이 아니라 부의 상속분과는 관계없이 4촌형제 수에 따라 동일한 비율로 상속분을 갖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한편, 귀하에게 어머니 말씀처럼 다른 이복형제가 있다면, 그 이복형제들에게 상속권이 유지되면서 “포기한 상속인들(귀하와 동생분)”의 상속분이 그 이복형제들에게 상속분의 비율로 귀속된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민법」 제1043조). 결국 이복형제들에게 논밭의 소유권이 있는 것이지, 상속을 포기한 귀하께서 소유권을 주장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물론 상속포기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없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겠으나 법적으로는 이미 상속포기 결정을 받은 귀하께서는 망부의 어떤 재산에 대하여도 상속권을 주장할 수가 없습니다. 상속포기 당시 첨부된 재산목록에 위 논밭이 표시되어 있지 않았다 해도, 그 재산에까지 상속포기 효력이 미친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시입니다(95다27554). 이는 상속포기는 무조건의 포괄적 의사표시이며, 따라서 상속포기는 당시 첨부된 재산목록에 구애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간혹 상속포기 사실을 숨기고 뒤에 발견된 피상속인의 재산을 상속받는 경우가 있기도 한 것이 사실이고, 상속이전등기까지 무난히 교합될 수도 있어 법무사에게 등기 의뢰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경우, 귀하의 자녀들 중 누구라도 이의를 제기한다면 상속이전이 무효가 되기 때문에 법적으로 상속권한이 없는 상황에서 이를 숨기고 상속을 시도하려는 것은 올바르지 않은 일입니다. 이복형제들 모르게 전답을 상속받기도 불가능할 뿐더러, 가족관계증명서 상에 이복형제들이 나오지 않는다면 상속등기가 가능하지 않느냐고 해도 세상일이라는 게 아무도 모르게 할 수 있는 없다고 봐야 하므로, 이는 위험한 시도입니다.

따라서 귀하께서는 전답에 대한 상속을 포기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