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고민상담사례

무연고자로 사망한 임차인의 가재도구가 그대로 있는데, 새로 임대차계약을 맺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민사] 신항섭 / 2024년 10월 / 조회 14


Q 저는 임대인으로, 2년 전 홀로 사는 50대(이혼) 여성과 보증금 1천 만 원, 월세 50만 원에 임대차기간은 2년으로 해서 임대차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임차인은 사망하고 임대차기간이 종료되었지만, 상속인들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었습니다. 유일한 연고자인 계모도 지난 40여 년 간 전혀 왕래가 없었다면서 시신 인수를 거부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관할구청에서 무연고자로 장례를 치렀는데, 이런 상황이다 보니 사망한 임차인의 살림살이와 가재도구 등이 그대로 주택에 남아 있어 새로운 임차인과 임대차 계약을 맺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남은 가재도구 등을 처리하고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맺을 수 있는지요? A

상속인 조사 후 명도소송을 통해 가재도구를 처리한 후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 됩니다.

귀하의 경우, 임차인이 사망한 후 남아 있는 가재도구와 살림살이 때문에 새로운 임대차 계약을 맺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경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사망한 임차인이 남긴 미납된 임대료와 공과금 등을 정산해 보증금에서 차감하는 것입니다.

정산을 완료했다면, 이제 미납금을 차감하고 남은 보증금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임차인의 상속인이 나타나지 않아 현재 확인되지 않고 있으므로, 남은 보증금은 '불확지 공탁'을 해야 합니다. 이는 상속인이 누군지 모를 때 공탁소에 돈을 맡겨두는 절차로, 상속인이 나중에 보증금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공탁소에 보증금을 맡기면, 공탁소에서 귀하에게 임차인의 상속인을 조사하도록 하는 보정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상속인이 누구인지 확인되면 상속인 관할 공탁소에 보증금을 공탁할 수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공탁서에 "건물 명도", 즉 상속인이 보증금을 수령하기 전에 집을 비워야 한다는 조건을 명시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상속인이 보증금을 받기 전에 반드시 남아 있는 물건을 정리하고 집을 비워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만약 상속인이 여러 명일 경우, 각각의 상속인에게 공탁서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거나 상속인 중 일부가 동의하지 않으면, 집을 비우는 것이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상속인 전원을 상대로 명도소송을 제기, 법적으로 집을 비우라는 명령(명도판결)을 받아야 합니다.

명도판결을 받은 후에는 집행관을 통해 명도집행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상속인이 가재도구를 수거해 가면 문제가 해결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가재도구를 창고에 보관하게 되는데, 이 보관비용은 상속인이 부담해야 하므로, 가재도구가 계속 방치될 경우에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 가재도구를 매각하고, 매각 비용을 공제한 후 남은 금액을 공탁하는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사망한 임차인의 가재도구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이제는 새로운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