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고민상담사례

아파트를 담보로 계속 물품을 제공받겠다고 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했는데,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당했습니다.

[민사] 김학수 / 2024년 6월 / 조회 13


Q 저는 부친이 운영하던 제법 큰 건재상을 물려받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건재상을 운영하다 보니 미수대금 처리가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중에서도 부친이 운영하던 20여 년 전부터 거래하던 오래된 단골회사 한 곳에 많은 미수금이 쌓여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도 그간의 관계를 생각해 계속 물품을 공급해 왔으나, 더 이상은 한계에 달해 회사 측에 물품공금을 할 수 없다고 통보했는데, 그 회사의 대표자가 자기 소유 아파트를 담보로 제공하겠으니 물품을 계속 공급해 달라고 통사정을 하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대표자 개인 소유 아파트에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그 후로도 1년 이상 물품을 계속 공급해 왔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위 회사가 법인회생을 신청하고, 그 대표자의 아파트에도 경매가 진행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배당을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한 위 대표자의 또 다른 채권자가 근저당권자인 우리 회사를 상대로 근저당권을 말소하라는 채권자취소청구소송을 제기했는데, 이런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판례에 따라 계속 물품을 공급받기 위해 담보로 제공된 부동산에 근저당설정을 한 것은,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우선 ‘채권자 취소권’의 개념부터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이는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자기의 일반재산을 감소시키는 행위를 한 경우, 채권자가 소송으로 그 법률행위를 취소하고 재산을 원상회복하는 권리를 말하는데, ‘사해행위 취소권’이라고도 합니다(「민법」 제406조제1항).

우리 판례는 “채무자가 그의 재산을 어느 특정 채권자에게 (근)저당권설정 등 담보조로 제공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는 다른 채권자의 이익을 해하는 것으로 다른 채권자들에 대한 관계에서는 사해행위가 되는 것”이며(대판2010다52416), “이는 담보로 제공된 재산이 채무자의 유일한 재산이 아니라거나 그 가치가 채권액에 미달한다고 하여도 마찬가지”(대판2008다85161,2006다47301)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판례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경우 보증채무자의 담보권 설정행위를 사해행위로 보지 않고 있습니다. ①부동산을 특정 채권자에게 담보로 제공하고 신규자금을 추가로 융통받은 경우(대판2014다18988), ②계속적인 거래관계에 있는 구입처로부터 물품을 공급받기 위하여 부동산을 특정 채권자에게 담보로 제공한 경우(2011다60421), 그리고 ③보증채무자가 부동산을 주채무자의 특정채권자에게 담보로 제공함으로서 주채무자가 그 채권자로부터 물품을 공급받아 사업을 계속한 경우(대판2011다88832)입니다.

귀 사례에서 거래처 회사는 귀하의 부친이 운영하던 20여 년 전부터 계속적인 거래관계를 유지하던 곳이었고, 그 회사의 대표가 계속적인 거래관계의 유지를 위해 보증인으로 자신의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회사에 계속적인 물품을 공급 받은 것인바, 위 판례에 따라 귀하의 저당권설정행위는 사해행위에 해당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