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고민상담사례

3년 전 아버지가 제 아내를 수탁자로 유언대용신탁을 했는데, 향후 유류분반환청구를 피할 수 있는지요?

[기타] 유명수 / 2023년 10월 / 조회 51


Q 저희 아버지는 작은 건물을 소유하고 계신데, 생전에는 건물 월세 등의 수익을 아버지가 받지만, 사후에는 아버지를 모시고 있는 제게 소유권이전이 되도록 하는 유언대용신탁을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현재 위탁자 아버지, 수탁자 저의 배우자(위탁자의 며느리), 생전수익자 아버지, 사후수익자 본인으로 유언대용신탁등기가 경료되어 현재 기준 3년이 경과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 『법률신문』 등 언론매체에서 유언대용신탁에서 수탁자를 위탁자의 상속인이 아닌 제3자를 선임하여 소유권이전 및 신탁등기를 하는 경우, 그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지가 위탁자 사망하기 전 1년이 넘은 경우에는 향후 재산을 못 받은 상속인으로부터 유류분 반환청구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저의 경우도 수탁자가 제 아내(며느리)로 상속인이 아닌데, 만약 위탁자인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제가 사후수익자로 신탁재산을 귀속 받는다면, 아버지(위탁자)로부터 재산 상속을 받지 못하는 상속인들의 유류분 반환청구에 응하지 않아도 되는 것인지요? A

대법원 판례 등에 따라 수탁자가 제3자라 해도 다른 상속인의 유류분청구권에 따른 채무를 피할 수 없습니다.

귀 사례에서 언급된 언론 기사는 유언대용신탁과 유류분 관계에 대한 국내 첫 판결(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7가합408489)에 관한 것으로 보입니다. 위 판결에서 유언대용신탁은 위탁자와 수탁자 간의 생전계약으로 체결되는 것으로서, 신탁목적 내에 소유권이전이 무상이전되는 바, 이에 대한 유류분반환청구의 기초재산으로 산입되는지 여부는 「민법」 제1114조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할 것인데, 그 판단기준을 위탁자와 수탁자와의 기준으로 판단하였습니다(형식설).

그러나 이후 대법원은 위 판례와는 다른 판결을 하였습니다. 즉, 유류분 산정 기초재산에 산입되는 ‘증여’에 해당하는지의 판단 여부는 피상속인의 재산처분행위의 법적 성질에 대한 형식적·추상적 파악에 그쳐서는 안 되고, 실질적인 관점에서 피상속인의 재산을 감소시키는 무상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대법원 2016다210498판결 참조, 실질설).

이 대법원 판례를 이유로 유언대용신탁 재산의 수탁자?수익자로의 이전은 수탁자?수익자가 위탁자에게 그 대가를 지급한 바 없다는 점에서 성질상 무상이전에 해당하므로, 상속인을 사후수익자로 하는 경우는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증여재산’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의 판례(2022가합522692판결)도 나온 바 있습니다.

지방법원 판례이긴 하지만, 유언대용신탁 재산에 대한 유류분반환청구 시 「민법」 제1114조 여부와 관계없이 상속인이 사후수익자가 되는 경우에는 실질설에 따라 유언대용신탁한 재산에 대한 유류분반환청구 시 기초재산에 산정된다는 취지로 판례가 바뀌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귀 사례에서도 수탁자가 상속인이 아닌 제3자라고 하여 상속재산을 받지 못하는 상속인들의 유류분반환청구권에 따른 채무를 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려드립니다.